영상시
중독 / 서영은 내 눈이 놀랐나봐 늘 보던 널 못 봐서 하루종일 울다 밤이 돼도 눈감지 못하잖아 내 손이 알았나봐 이 손 잡아줄 너 없는걸 주머니에 넣고 달래봐도 무섭나봐 자꾸만 떨고있어 날 어쩌니 어떡하니 너는 기어이 날 떠나고 나의 질긴 목숨 끊지도 못해 아주 너를 못 볼까봐 날 어쩌니 어떡하니 내 맘안에 사고가 나 너의 기억이 부딪치고 깨져 파편 돼 찌르잖아 너무 아파 내발은 길을 몰라 항상 널 따라간곳 밖에 이젠 안된다고 타일러도 꼼짝 않고 움직이질 않겠대 내가 아파 너무 아파 넌 나 아픈거 싫댔잖아 살 수도 없는데 죽지도 못해 너 이러면 안되잖아 내가 아파 너무 아파 나 우는거 싫댔잖아 가진 눈물을 다 써 버릴만큼 너땜에 나 울텐데 못 오겠니 이만큼 사랑한걸 그땐 몰랐었나봐 눈에 안보이니 이제야 나 네가 보여 날 어쩌니 어떡하니 너는 기어이 날 떠나고 나의 질긴 목숨 끊지도 못해 아주 너를 못 볼까봐 날 어쩌니 어떡하니 내 맘안에 사고가 나 너의 기억이 부딪치고 깨져 파편돼 찌르잖아 너무 아파 **짧은글 긴여운** 풀밭에 주저 앉아 풀밭에 둘러앉아 점심을 먹는다. 돗자리와 신문지 몇 장을 깔고 음식을 늘어놓았다. 한 여자가 야외용 가스버너로 고기를 굽는다. 서너 명의 남자와 여자들은 입이 터져라 상추쌈을 밀어 넣는다. 서너 살 된 아이들은 그 언저리에서 풀숲을 헤치며 무언가를 찾고 있다. 누군가 소리 없이 일어나 찍은 사진 한 장 낡은 앨범 속에 누워 있다가 방바닥에 떨어져 나뒹군다. (아, 그래. 이런 시절이 있었군.) 멈춰진 시간에 묻혔던 사람들이 애매한 모습으로 고정되어 있다. 한때는 다정했던 사람들. 지금은 아득한 거리의 사람들. - 박지영의《세월》(<귀갑문 유리컵>)에서 -